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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9/24 살인의 추억을 따라가고 싶었던 [이태원 살인사건]


그래, 카피 한 번 잘 쓰셨네. 뭔가 보여줄 줄 알고 따라갔습니다. 게다가 집에올때의 섬뜩한 공포를 생각하며 심야영화로 예매하는 치밀함을 보였습니다만................대체 뭡니까 이게. 이건 마치 좋은 비디오 구했으니까 함께보자고 해놓고 틀었더니 둘리가 나왔을때의 허망함 정도?    
 
 


  왜 이토록 이 영화가 기대를 불러모았을까. 원래 스폰지에서 배급하던 것을 쇼박스가 맡아 일이 커지고 개봉관이 확대되고 지난 8월에 있었던 시네마디지털서울 에서도 첫날에 모두 매진되는 기염을 토하길래 내 기대 역시 조금은 과장되어 있었던 것 같긴 하지만. 아마도 살인의 추억과 추격자를 잇는 스릴러로서 실화 소재라는 점 역시 한 몫 했을 것 같다. 게다가 한국인들이 그토록 민감한 애국심을 건드릴만한 소재였으니 배급사 쪽에서는 이거다 싶었겠지.      

뚜껑을 열어보니 이토록 재밌는 소재를 이토록 재미없게 풀어낼수도 있나 싶어 실망에 실망에 실망이 꼬리를 뭅니다요. 일단 내러티브 자체가 너무 허술하고 정확히 두세문장 정도를 끊임없이 반복함. "내가 안 죽였어" 와 "I'll show you something cool, come with me" 처음엔 그럴 듯 했지만 반복도 한두번이지 5차 재판까지 매 재판때마다 한번씩 발설해주니 영어 울렁증인 나도 저 문장은 어느새 외우고 있을 정도. 심지어 왜 저런 문장을 여자친구랑 같이가면서까지 말해야되는지 모르겠음. 만약, 그 의도가 알렉스로 대표되는 중필이를 죽인 미국인 누군가에 대한 분노를 일으키려는 것이었다면 대실패.      

게다가 중간중간 전혀 쓸모없는 장면들이 전개를 더욱 어지럽힘. 자꾸 중필이에 대한 관객들의 동정심을 이끌어내려는 것 같은데, 예를 들어 중필의 엄마가 절에 가서 중필이가 극락에 가길 기도하는 장면이라던가, 알렉스가 무죄판결을 받은 것을 버스 안에서 듣고 우는 아빠의 모습. 이런건 애초에 장례식 한 번 비춘 다음에 나온 장면이라고 하기엔 심하게 무리가 따르는 것 같음.      

  오광록은 정말 개인적으로 심하게 미스캐스팅이라고 생각함... 아마도 살인의 추억의 송강호가 진지하면서도 중간중간 특유의 애드립으로 웃음을 줬던 그런 걸 벤치마킹 하신 듯 싶은데, 감독님께 말씀드리고 싶음. "그런 건 송강호니까 가능한 일입니다."      

 송강호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이 영화를 보고 봉준호 감독님께 죄송하게도 살인의 추억이 떠올라버렸다. 연쇄는 아니지만 살인사건이라는 점과 미완성으로 끝났다는 점, 검사와 범인들의 치밀한 신경전(?) 등등 상당히 유사한 모습을 많이 보이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살인의 추억의 매력이 '저 사람이 범인인가?' 싶다가도 종내 다른 사람이 나타나서 흔들어놓는 모호함으로 관객을 헷갈리게 하는 점에 있었다면 이 영화의 문제점은 처음에는 모호해지지만 나중에 가면 거의 윤곽이 뚜렷해짐과 동시에 관객들은 범인이 누구인지 궁금하지 않게 된다는 점에 있다. 
 
 결국, 신인감독의 연출력으로는 역부족인 영화였고 장근석을 매우 아깝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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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비엔느 Trackback 0 : Comment 0